아주 옛날 이야기를 해 볼까 ... 21
  • 양원석
  • 2025.01.25 1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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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이 되었습니다.

신년이 지난 뒤 얼마 뒤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원석아 우리 수원삼성 응원하는게 맞는거 같다. 유공 응원은 이제 하지 말고 수원 응원으로 가자"


???????

이게 뭔 말이지?


- 아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세요?

"송년회때 리호승 대리하고 이야기를 깊게 했는데 수원삼성쪽이 유공보다는 지원이나 계획이 잘 잡혀있더라. 솔직히 1년동안 유공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해 준게 있냐?"


- 그 부분은 제가 주도적으로 한건 아니고 참가만 몇번 한거다보니 잘 몰라요

"그런 부분이 있어. 유공은 우리를 알바 이상으로 생각 안하는거야. 제대로 축구응원 하려면 수원삼성으로 가는게 맞다. 너도 와라"


- 잘 모르겠습니다. 고민좀 해야겠네요.


대략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하며 끝냈습니다.

머리가 혼란스러웠어요. 대화내용대로 그리고 앞에 쓴 글 내용대로 전 하이텔 축구동에서 유공 응원으로 나서서 얼마나 지원을 받았는지 등은 잘 몰랐습니다. 경기 끝나고 응원도구 정리하는 것도 시즌 막판에나 봤거든요. 스탠드 밑의 빈 방을 응원도구 보관용으로 내 줘서 거기에 응원도구 보관하는 걸 1995 시즌 마지막 경기 때 응원도구 정리하는거 도와주면서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나중에 목동 쓸 때에도 비슷한 위치(스탠드 밑)의 방을 하나 응원도구 보관하는 것으로 사용 가능하게 해 줬습니다. 1998년 이후에는 다른데로 옮겨졌습니다. 옮겨진 곳은 목동에서부터 응원하신 헤르메스 분들은 알고 계시는 그 위치입니다.)


그 뒤로 별다른 연락은 없었습니다.

칸타타에서 했던 송년회에서 이분들이 리호승 대리하고 계속 이야기를 하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이야기가 나온건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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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초에 대학로 근처의 '대여 카페'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수원삼성 팀에서 쓸 응원도구 등에 대한 것과 이번 시즌 응원에 대한 수원삼성 구단의 약간의 설명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연락을 받아서 갔었습니다.

현재 대학로 로타리에서 한성대 쪽으로 넘어가는 길에 있는 '아일리 커피숍' 자리였던가? 그 옆의 공사장 자리였던가? 여튼 그 부근으로 기억합니다. 2층에 있던 좁고 긴 자리였는데 특정 시간동안 아예 그 공간을 빌릴 수 있는 식으로 운영되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도 또 '원석아 너도 수원삼성 응원하자' 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전 부천유공에 남겠습니다. 한팀에서만 이런 서포터 스타일 응원을 하면 심심하지 않겠어요? 저말고 몇명이 남을지 모르겠습니다만...그래도 남겠습니다. 박수는 마주쳐야 소리가 나잖아요. 작은 손이 되겠지만 마주칠 반대 손바닥이 되겠습니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자리를 나왔습니다.

그냥 막막하더군요. 개막전날 몇명이 목동에 올지부터 걱정되었습니다.

앞에서야 말을 호기롭게 했지만 '나 혼자 얼마나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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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리그 전에 컵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3월 31일 개막전은 수원의 프로 데뷔전이었습니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있었고 3:1로 수원의 승리로 끝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때 수원의 응원단은 'PC통신인'을 주축으로 한 '사이버 윙즈' 외에도 청익. 센슈얼 아베(여학생만으로 구성된 응원단입니다) 등의 여럿이 모여서 한 것이 보였습니다.

그냥 '사람 많구나' 싶었습니다. 골대 뒤쪽은 그냥 파란색이었고 보기에도 일본 J리그 경기장 보는 것 같았거든요.


목동 첫번째 경기는 4월이었습니다.

첫번째 경기를 응원하러 목동 경기장을 가는데 지하철 5호선을 타고 가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1996년 3월엔 아직 목동까지 지하철5호선이 개통되지 않았어요!

목동경기장에서 가장 가까운 오목교역이 운행을 한 것이 1996년 8월12일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아디다스컵 때 목동에 가기 위해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2호선 영등포구청 역이었습니다. 여기서 버스타고 목동운동장 근처에 내려서 걸어갔습니다. 목동 파라곤 아파트 근처에서 내려서 걸어간 것으로 기억납니다.

동대문 때에 비해서 대중교통에서 넘 멀다...싶었습니다.

일단 찾아보니 구단 직원분들은 경기장 앞에 가판대 차려놓고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나중에 1998 월드컵 때에 같이 원정응원을 간 김시문 대리님(원정응원땐 SK퇴사하신 뒤에 같이 가셨습니다)을 뵈었고 운동장에 북이 어디에 있는지 안내해 주셨습니다.

1996년 개막전 시작.

맘이 엄청 무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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